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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서든 가발을 벗지 않는 바흐

바흐의 초상화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코가 유난히 크고 볼은 두터운 살로 가득하며 턱은 앞으로 내밀고 있고 입술은 엄숙히 다물고 있다.
전체적으로 예쁘지 않은 남성적인 얼굴로, 근엄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어느 초상화를 봐도 그는 털이 풍부하고 잘 다듬어진 가발을 쓰고있다.
이것은 당시의 관습이기도 하였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다 상당한 지위에 있었기에 유별나게 몸치장에 신경을 쓴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그가 멋스러운 가발을 쓴 것에 대한 다른 해석을 붙이기도 한다.
"바흐는 사실 대머리였다."

2. 바흐의 헤비급 연애사

수많은 명곡을 작곡했다는 점에서 바흐는 단연 헤비급이지만, 2명의 부인에게서 20명의 자녀를 낳았다는 것도 헤비급이라 할 수 있다. 그 중 절반인 10명은 살아남았고, 그 가운데 적어도 4명의 아들들이 음악사에 남는 작곡가가 되었다.
청년 시절부터도 바흐는 여성에게 지나친 관심이 깊어 고용주들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듯 싶다.
바흐가 21세였던 1806년 아른슈타트 시당국이 그의 앞으로 보낸 견책서의 내용 일부를 보면 알 수 있다.
"...... 더욱이 최근 무슨 권한으로 귀하가 생면부지의 처녀를 오르간실에 넣어 연주를 시켰는지 묻고 싶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이듬해 바흐는 그녀와 결혼을 하였다. 그녀는 바로 그의 육촌누이 마리아 바르바라였다.
바흐 자신은 오르간을 연주하고 바르바라는 노래를 들으며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13년밖에 계속되지 않았다. 바흐가 34세 되던 해에 바르바라가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
그 후, 바흐가 눈 감을 때가지 해로할 새로운 여인 안나 막달레나를 만나 재혼을 하게 된다.
막달레나는 바흐와 무려 15살이나 나이차가 나는 그의 제자였다.
그녀는 바흐의 일생을 가장 오래도록 지켜본 증인이자 예술의 절정기를 함께 했던 동반자였으며, 바흐의 예술적 재능을 마음껏 펼치도록 이끈 디딤돌이자 반석이다.

3. 부수입이 줄었다.

바흐는 마지막 생애 27년을 라이프찌히 성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Kantor, 음악감독)로 보낸다.
당시 성 토마스 교회외에도 4군데 교회의 음악 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했고, 연주의 책임도 졌으며, 매주 예배를 위한 칸타타를 작곡하고, 지휘해야 했으며 성 금요일에는 수난곡을 제공해야 할 정도로 업무가 폭주하였다.
또한 시의 축전을 위한 작곡, 명사가 사망하면 그 장송곡도 작곡하는 등 공무이외의 아르바이트로도 짭짤한 수입을 얻었었다.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던 어느 가을날, 바흐가 친구에게 농담 아니 소리로 이런 말을 하였다.
"요즘은 부수입이 형편없이 줄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영 죽지를 않는단 말야."

4. 바흐의 망나니 아들 vs 클라비어의 대가 아들


20명의 아들 중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 바흐와 차남 카를 필립 에마뉴엘 바흐는 재능있는 음악가로 성장하였다.
특히 카를 필립 에마뉴엘 바흐는 건반악기 주자로도 유명하였다.
어느 날 그가 클라비어로 굉장히 어려운 푸가를 즉흥으로 너무나 훌륭하게 연주한 적이 있다. 듣고 있던 사람들은 굉장한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한다.
바흐의 맏아들은 바흐 자신이 직접 가르칠 정도로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자랐다.
그만큼 풍부한 음악적 자질도 있어 유능한 음악가로 자라나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타고난 몇 가지의 성격상의 결함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는 집중력이 결여되었고 침착하지 못했으며 세간과는 담을 쌓고 우울한 몽상가가 되어 폐인 지경에 이르렀다.
인생의 마지막 10년은 극심한 빈곤속에 살면서 아버지가 남긴 자필 악보를 헐값에 팔아버리는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
오늘날 바흐의 작품 중 상당수가 분실된 것도 아마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 바흐의 탓이라 할 수 있다.

5. 우주에 띄운 그의 명곡

바흐는 자신의 작품 중 태반은 사후에 소멸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그가 라이프찌히 칸토르에 취임했을때 선임자들의 작품을 모두 처분했기 때문에 자신의 후임들도 그럴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죽은 지 250년이 넘는 지금에도 바흐의 많은 작품들이 연주되고, 인터넷 상에 떠돌아다닌다.
온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음악이 된 바흐의 작품이 인류의 메시지로 우주를 향해 쏘아지기도 하였다.
1977년 8월 20일 미국에서 보이저 2호를 우주에 발사하였다. 이것은 무인 우주선으로 지구 외곽의 행성을 탐색하고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 현재 우주 저편 깊숙한 곳을 향해 항진하고 있다. 보이저 2호에는 27개의 음악이 담겨져 있다.
그 중 클래색으로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번 1악장,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3번에서 가보트와 론도, 그리고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2권에서 전주곡 푸가 제1번 등의 곡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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